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한 마을에 들어가셨을 때, 나병환자 열 명이 예수님을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들은 예수님을 향해 멀리서 "불쌍히 여겨주십시오"라고 외쳤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라"라고 말씀하셨다. 이미 치료하신 후에 보이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여전히 나병에 걸린 상태에서 제사장에게 가서 몸을 보이라고 명하신 것이다. 나병환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신뢰하여 제사장에게로 갔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들이 말씀에 순종하여 가는 도중에 깨끗함을 받게 된 것이다.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였을 때,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경험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열 명 모두 깨끗함을 받았지만, 단 한 사람만 예수님께 돌아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감사를 표현했다는 사실이다. 예수님께서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아홉은 어디 있느냐? 이 사람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온 자가 없느냐?"라고 물으셨다. 그리고 감사하기 위해 돌아온 그 사람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본문은 여러 가지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믿음, 순종, 치유, 감사 등 다양한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다. 오늘은 이 말씀을 통해 나병환자들이 가졌던 믿음을 세 가지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예수님께 나아가는 믿음이다. 나병환자들은 소망이 없던 사람들이었다. 하나님께 저주를 받아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며, 공동체에서 쫓겨나 외롭게 살아가던 자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예수님께서 나아오는 모든 병든 자를 치유하시고 회복시켜 주신다"는 소문을 들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는 것이다. 그들은 그 소문을 듣고 담대히 주님께 나아간 것이다. 예수님이라면 자신들을 고쳐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둘째, 순종하는 믿음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병든 상태였다. 예수님께서 다가와 직접 치료하신 것도 아니었고, 병이 조금이라도 호전된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제사장에게 몸을 보이라고 하셨다. 그들의 마음에는 큰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믿음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믿음에는 언제나 갈등과 도전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갈등과 도전 가운데서도 순종할 때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나병환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하여 가는 길에 깨끗함을 받았다. 하나님의 큰 은혜를 경험한 것이다.

  셋째, 감사하는 믿음이다. 열 명 모두 깨끗함을 받았지만, 돌아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감사한 사람은 오직 사마리아 사람 한 명뿐이었다. 예수님께서도 "아홉은 어디 있느냐?"라고 물으셨다. 그리고 감사하러 돌아온 사마리아인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셨다. 열 명 모두 병은 나았지만, 구원은 감사하러 돌아온 그 한 사람에게만 주어졌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믿음은 반드시 감사와 만나야 한다. 진정한 구원과 회복은 감사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믿음은 감사와 만날 때 온전해진다. 예수님께서 기뻐하시는 믿음은 감사하는 믿음이다. 주님을 믿는 우리의 믿음에서 감사가 사라지는 순간, 우리의 영혼은 위기를 맞게 된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우리의 믿음을 점검하고, 잃어버린 감사를 회복하는 자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장진명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