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는 길, 기다린 사랑(누가복음 15장 11-24절)
- 조정도 2025.6.15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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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누가복음15 : 11 - 24 | 개역개정
- 11. 또 이르시되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 12. 그 둘째가 아버지에게 말하되 아버지여 재산 중에서 내게 돌아올 분깃을 내게 주소서 하는지라 아버지가 그 살림을 각각 나눠 주었더니
- 13. 그 후 며칠이 안 되어 둘째 아들이 재물을 다 모아 가지고 먼 나라에 가 거기서 허랑방탕하여 그 재산을 낭비하더니
- 14. 다 없앤 후 그 나라에 크게 흉년이 들어 그가 비로소 궁핍한지라
- 15. 가서 그 나라 백성 중 한 사람에게 붙여 사니 그가 그를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는데
- 16. 그가 돼지 먹는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고자 하되 주는 자가 없는지라
- 17. 이에 스스로 돌이켜 이르되 내 아버지에게는 양식이 풍족한 품꾼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
- 18. 내가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르기를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 19.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 나를 품꾼의 하나로 보소서 하리라 하고
- 20. 이에 일어나서 아버지께로 돌아가니라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
- 21. 아들이 이르되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 하나
- 22. 아버지는 종들에게 이르되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
- 23.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으라 우리가 먹고 즐기자
- 24.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니 그들이 즐거워하더라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두려움과 심판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님은 벌을 내리시는 분, 가까이하기 어려운 존재로 여겨졌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러한 오해를 바로잡으셨다. 하나님은 단지 두려운 분이 아니라, 끝까지 사랑하시며 회개하는 자를 용서하시는 아버지이심을 말씀해주신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참된 성품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하나님을 오해하며 살아가던 자들이 회개하고 돌아오기만 하면 품어주시고 회복시켜 주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모습을 드러낸다.
본문은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유산을 요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당시 유대법에 따르면 유산은 아버지가 죽은 후에야 상속받을 수 있었기에, 아들의 요구는 아버지를 마치 이미 죽은 사람처럼 여기는 교만한 행동이었다. 이는 아버지를 향한 심각한 무시이자 거절이었다.
아들은 유산을 받아 먼 나라로 떠난다. 이는 아버지와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하며, 더 이상 아버지의 보호 아래 살지 않겠다는 결단이다. 그는 아버지를 떠나면 더 자유롭고 행복할 것이라고 착각했으나, 그것은 죄에서 비롯된 교만이었다. 결국 아들은 허랑방탕하게 살아가며 모든 재산을 탕진한다. 그 후 흉년이 들고, 그는 철저한 한계에 부딪힌다. 성경은 이 시점을 “비로소 궁핍한지라”라고 표현한다. 돌아와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는 돼지를 치는 천한 일을 하며, 돼지 먹는 열매조차 얻지 못하는 처참한 상황에 이른다. 그제야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고, 아버지 집을 떠올린다. “내 아버지 집에는 품꾼도 이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반성이며, 후회이다. 참된 회개는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바로 ‘내려놓음’이다. 아들은 아들이라는 신분과 자격, 자존심을 모두 내려놓는다. 그리고 품꾼의 하나로 받아 달라고 결단한다. 이 내려놓음이 있을 때 비로소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내려놓음 없이 돌아가는 것은 여전히 자기 의와 고집을 붙잡고 사는 것이다. 이 내려놓음이 있어야 아버지께로 돌아갈 수 있다.
아들은 아버지께로 돌아간다. 아들이 돌아갈 때, 아버지는 이미 기다리고 계셨다. 멀리서 돌아오는 아들의 모습을 보자마자 달려가 그를 끌어안고 입을 맞춘다. 아버지는 아들이 집을 떠난 그날부터 그 자리에 서서 기다리고 계셨다. 그리고 아들에게 옷을 입히고, 가락지를 끼우고, 신을 신기며, 잔치를 베풀어 주신다. 이는 아들의 모든 권위와 지위를 회복시켜 주신 것임을 의미한다.
이분이 바로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하나님을 떠나 살아갈 수 없다. 하나님 없이 사는 삶은 자유롭고 행복할 것 같지만, 결국은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길이다.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떠나 있었던 삶을 돌아보고 회개함으로 다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우리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 돌아오는 자를 맞아주시고, 끌어안아 주시며, 회복시켜 주시는 분이시다.
장진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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