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델비아 교회는 일곱 교회 중 서머나 교회와 함께 주님께 칭찬만 들었던 교회이다. 외적으로는 작고 보잘 것 없었으며, 경제적·사회적 영향력도 크지 않았고, 끊임없는 지진과 박해 속에서 살아야 했던 교회였다. 그러나 주님은 이 교회를 귀히 보셨다. 이유는 작은 능력 속에서도 말씀을 지키고, 예수의 이름을 배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진 것이 많지 않았으나, 주님께 시선을 고정하고 흔들림 없이 말씀을 붙잡았다. 세상의 유혹과 환난 가운데서도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인내하며 주님을 신뢰했던 교회가 바로 빌라델비아 교회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거룩하고 진실하사 다윗의 열쇠를 가지신 이’로 소개하시며, 오직 자신만이 천국의 문을 여실 수 있는 권세자이심을 밝히셨다. 그런 주님께서 빌라델비아 교회 앞에 열린 문을 두셨다고 말씀하셨다. 이 열린 문은 하나님 나라의 문으로, 핍박과 고난 속에서도 그들의 앞길이 닫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위로의 말씀이다.

 예수님은 빌라델비아 교회를 칭찬하시며 두 가지를 강조하셨다. 첫째, 그들은 “작은 능력으로도 말씀을 지켰다”는 점이다. 교회의 규모나 사회적 영향력은 미약했으나, 그들은 말씀에서 눈을 떼지 않고 끝까지 순종했다. 여기서 “지켰다”는 단어는 헬라어 ‘테레오’인데, 계속해서 시선을 고정하고 주시한다는 뜻을 가진다. 곧 빌라델비아 교회는 상황이 어떠하든지 말씀에 시선을 고정하며 그 말씀을 붙잡은 교회였다. 둘째, 그들은 예수님의 이름을 배반하지 않고 인내로 견뎌냈다는 점이다. 당시 많은 이들이 핍박과 두려움으로 주님을 떠났지만, 빌라델비아 교회는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지켰다. 이것은 주님께 큰 감동을 드린 신실한 태도였다.

 주님은 이러한 교회에게 여러 가지 약속을 주셨다. 첫째, 그들을 사랑하심을 드러내셔서 원수들에게도 알게 하시겠다고 하셨다. 둘째, 시험의 때를 면하게 하시며, 환난 속에서도 승리할 힘을 주시겠다고 하셨다. 셋째, 그들을 하나님의 성전에 든든한 기둥으로 세우겠다고 약속하셨다. 지진이 잦았던 도시에서 기둥은 흔들림 없는 안전과 견고함의 상징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이름과 새 예루살렘의 이름, 예수님의 이름을 그들에게 기록하시겠다고 하셨다. 이는 주님께 속한 백성으로 영원히 인정받고 영광 가운데 거하게 될 축복을 의미한다.

 오늘날 교회를 바라보는 세상의 기준은 여전히 크기와 영향력, 화려한 프로그램과 시설에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으시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작은 능력이라도 말씀을 지키며 끝까지 인내하는 신실함이다. 빌라델비아 교회가 세상적으로는 미약했으나 주님 앞에서는 가장 강한 교회였던 것처럼, 오늘날의 성도도 주님의 말씀에 시선을 고정하고 흔들림 없이 믿음을 지켜야 한다. 우리의 약함과 작음을 핑계로 삼지 말고, 그 자리에 있는 모습 그대로 신실하게 주님을 붙잡을 때, 주님은 그것을 기뻐하시며 사용하신다.

 히브리서 12장 말씀처럼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예수님만 바라볼 때,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달려갈 수 있다. 아무리 상황이 힘들고 부족해도 예수님이 함께하시면 감사와 승리를 경험할 수 있다. 작은 능력이라도 주님을 끝까지 사랑하고, 어떤 환난 속에서도 주님을 배반하지 않으며, 믿음을 지켜내는 성도가 되기를 기도한다. 그러므로 오늘의 교회와 성도는 빌라델비아 교회처럼 주님께 칭찬받는 신실한 교회가 되기를 소망해야 한다. 이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길이며, 세상을 이기는 교회의 참된 능력이다.

장진명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