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성별은 결국 성이다
젠더 이슈 똑바로 알기 <7>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국회의원이 발의한 평등법에 ‘성별’ 표현이 있다. 이는 젠더(gender)를 번역한 것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아직 성(sex)과 성별(젠더, gender)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실제로 국민은 ‘성별 평등’을 ‘성 평등’과 혼동하고 성평등을 ‘남녀 양성평등’으로 오해한다.
크리스천은 남녀를 차별하지 말라는 것, 즉 양성차별 금지에 대해 공감한다. 그러나 ‘성별’(젠더)에 대한 차별금지는 남녀뿐 아니라 트랜스젠더까지 차별하지 말라는 의도가 숨어있다. 언뜻 듣기에 좋은 것 같으나 차별금지에는 반대의견까지 전면 차단하려는 전체주의적 사상이 들어있다.
크리스천은 트랜스젠더가 바르다는 주장에 찬성하지 않는다. 남자가 ‘나는 여자라고 느낀다. 나는 여자’라고 할 때 이는 착각이거나 망상적 표현이다. 나아가 우리 크리스천은 성을 젠더라고 부르고, 트랜스젠더나 젠더퀴어, 제3의 젠더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소위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해서도 찬성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남녀로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생물·과학적으로도 타고난 생물학적 성은 확고히 남녀로 구분된다. 스스로 바꿀 수도 없다. 그러나 젠더는 남자다움, 여자다움 같은 성의 ‘사회적 의미’를 성(섹스)의 본질로 보는 개념이다. 남자다움 또는 여자다움은 성의 본질을 대변하는 개념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인간의 섹스(성)는 생물학적으로 결정된다. 섹스결정에 관련되는 생물학적 요소는 ‘DNA- 유전자- 성호르몬- 뇌 구조와 기능- 인체 외형- 행동표현’이란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추가적으로 여자는 월경, 임신과 출산, 아기를 돌보는 행동, 젖 먹이기 등 여성 특유의 기능에 관련된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점이 남자와 다르다.
즉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성에 따라 심리적으로 차이가 나타나며 사회적으로도 성적 표현, 성적 역할이 나타난다. 다시 말하면 생물학의 차이가 사회에서 남자다움 또는 여자다움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런 관찰이 세대를 이어 반복되면서 전통이 되고, 그래서 경험과 성교육으로 전통적 개념이 굳어져 왔다. 따라서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남자의 남자다움과 여자의 여자다움은 거의 일정하다. 유전인자는 개인의 생각이나 사회의 이데올로기에 좌우되지 않는다.
트랜스젠더가 설령 반대 성의 모습을 갖고자 성호르몬을 투여하거나 성전환 수술을 한다 하더라도 유전자가 바뀌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실제 성도 바뀌지 않는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전적으로 남자이거나 아니면 전적으로 여자다. 그 중간이나 섞임, 즉 간성과 같은 경우는 극히 드문 병적 기형일 뿐이다. 존 머니 교수의 젠더 실험이 실패한 것도 섹스가 젠더의 기본임을 입증해준다.
한편 젠더 이론가들은 남자다움이나 여자다움은 시대나 지역에 따라 즉 문화권에 따라 다양하므로 사회적 개념의 젠더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개념은 20세기 인간이 만들어낸 자연과 상관없이 사회적으로 구성된(socially constructed) 개념이다.
현대인은 자신들이 합의하면 진리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가 수사자와 암사자를 구별하듯 어느 문화권에 가더라도 금방 여자와 남자를 구별할 수 있다.
젠더는 생물학에 기초해야 하며, 성(섹스)과 일치해야 한다. 젠더이론이 무슨 진리인 양 유행하는 것은 유물론적·무신론적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큰소리 내는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남자다움, 여자다움도 결국 생물학적 섹스의 사회적 표현일 뿐이다. 젠더 표현, 젠더 역할, 젠더 정체성을 각각 성적 표현, 성적 역할, 성정체성으로 충분히 대신할 수 있다. 그런데 굳이 젠더가 필요한 이유는 트랜스젠더와 젠더퀴어를 정상으로 인정하려 하는 해방 이데올로기의 마르크스주의 정치사상 때문이다.
젠더 이데올로기는 서구에서도 논쟁과 갈등이 한창이다. 보수주의자와 전통적 기독교인들이 한편이 되고, 진보주의자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다른 한 편이 돼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구태여 그런 좌파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젠더이데올로기를 덩달아 추종할 이유는 없다. 성과 관련된 개념을 차별금지나 평등을 법으로 정하기 전에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
민성길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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