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본문] 요한계시록2:1-7 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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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베소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라 오른손에 있는 일곱 별을 붙잡고 일곱 금 촛대 사이를 거니시는 이가 이르시되
2.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의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3.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
4.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5.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
6. 오직 네게 이것이 있으니 네가 니골라 당의 행위를 미워하는도다 나도 이것을 미워하노라
7.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주어 먹게 하리라
제공: 대한성서공회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일곱 교회를 향한 편지 중 첫 번째는 에베소 교회에 보내는 편지이다.
에베소는 당시 ‘아시아의 빛’이라 불리던 지역으로, 산업이 발달했고 재정적으로도 부유한 도시였다. 황제 시대에는 약 25만~30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로, 로마 통치하의 아시아 지역에서 수도와 같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종교적으로는 아데미 여신 숭배가 중심이었고, 그 예배는 신전에 있는 여사제들과의 매춘 행위로 이어지는 음란한 문화였다. 에베소는 물질주의와 쾌락주의에 깊이 물든 도시였다.
이러한 도시 한복판에 에베소 교회가 세워졌다. 사도행전 19장에 따르면 사도 바울이 3차 전도여행 중 이곳에 교회를 세웠고, 3년 동안 집중적으로 사역하며 제자훈련을 시켰다. 이후 바울의 동역자 디모데가 이 교회를 목회했고, 교회 전승에 따르면 사도 요한도 말년에 이곳에서 사역했다고 한다. 에베소 교회는 좋은 목회자들을 통해 잘 훈련된 교회였다. 그래서 바울은 에베소 교회를 생각할 때마다 기쁨이 넘친다고 고백했다.
요한계시록이 기록된 시점은 바울이 에베소에서 사역한 때로부터 약 25~30년이 흐른 후였다. 이 시기에도 에베소 교회는 여전히 칭찬받을 만한 교회였다. 영적 분별력이 있어서 거짓 사도들을 가려냈고, 니골라당이라는 이단의 침투도 능히 막아냈다. 또한 그들은 황제 숭배를 거부하며 신앙 때문에 많은 고난을 당했으나, 그럼에도 낙심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지켰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수고와 인내를 다 ‘안다’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그러나 이 교회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첫사랑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하셨다. 처음 예수님을 믿고 사랑했던 그 순수하고 뜨거운 사랑을 잃어버린 것이다. 예수님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다루셨다. 아무리 많은 수고와 헌신이 있어도, 사랑이 사라진 관계는 본질을 잃은 관계이다. 사랑 없는 신앙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 사랑이 회복되지 않으면 촛대를 옮기겠다”고 경고하셨다. 이는 교회로서의 존재 자체가 사라질 수 있음을 뜻하는 무서운 말씀이다.
왜 에베소 교회는 이렇게까지 사랑을 잃어버렸을까? 끊임없는 외부의 핍박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싸우다 보니 열정과 사랑이 식어버렸을 것이다. 또한 교회 안에 침투한 거짓 선지자와 이단들 때문에 성도들끼리 서로를 의심하고 판단하며 정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결국 사랑을 메마르게 만들었던 것이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회복의 길을 제시하셨다.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며, 처음 행위를 가지라”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돌아보고, 그 자리에서 회개하며 다시 처음과 같은 헌신과 사랑으로 돌아가라는 주님의 음성이다. 이럴 때 첫사랑은 회복되고, 하나님 나라의 기쁨과 은혜를 다시 누리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도 동일한 질문이 주어진다. 우리는 주님과의 첫사랑, 그 신혼의 사랑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가? 주님은 우리 모두가 그 사랑을 회복하기를 원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기억하고, 주님 앞에 회개하며, 순종함으로 다시 사랑의 자리로 돌아가자. 그리하여 우리의 신앙이 처음 사랑의 뜨거움과 순수함으로 다시 살아나기를 소망한다.
장진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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