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 울었다. 배가 고파서 울었고 너무 추워서 울었다. 외로워서 서러워서 보고파서 너무너무 힘들어서 울었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 은혜에 감사해서 자꾸만 눈물이 난다.
지난해 12월 나는 학교법인 성서침례학원 운영이사회와 법인이사회에서 성서침례대학원대학교 제4대 총장에 선출됐다.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총장으로 선출될 수 있었을까.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떤 직책을 얻으려고 욕심을 내거나 무슨 사욕을 부려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본 적이 없다.
당시 운영이사회는 이사들 각자가 무작위로 총장 후보 이름을 써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나를 포함해 4명이 후보로 올랐는데 내가 최다 득표자였다. 하지만 어느 한 분도 나보다 부족한 부분이 없었다. 여러 면에서 나보다 탁월한 분들이었다. 그러나 이사회는 여러 차례 청문 등 투표를 거쳐 최종적으로 나를 총장에 선출했다.
성서침례대학원대는 2002년 교육부 인가를 얻고 2003년 3월 국내 유일의 강해설교 전문대학원대학교로 개강했다. 목회학석사, 성서학 전공 문학석사 및 기독교 교육학 석사, 신학석사, 그리고 목회학박사와 신학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해돈 로빈슨, 앤디 스탠리, 찰스 스윈돌, 토니 에반스 등 탁월한 강해 설교자를 길러낸 미국 달라스신학대학원 출신의 교수들과 트리니티, 에버딘 등 국내외 유수의 복음적 신학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한 교수들이 팀을 이뤄 지성과 영성, 인품을 갖춘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성서침례대학원대를 운영하는 성서침례교회는 미국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세기 말부터 확산된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이 남침례교회에까지 미치자 이를 염려하던 보수성향의 목회자들이 G B 빅(Vick) 박사를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1950년 5월24일 미국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서 120여명의 목사들이 철저히 성경중심적이고 복음적인 교회들을 세워 세계선교에 박차를 가하자는 각오로 성서침례친교회(Baptist Bible Fellowship)를 시작했다. 현재 미국에 4개 신학대학과 4000여 교회가 있고 세계적으로도 1만 2000여 교회가 소속돼 있다. 전 세계 90여국에 850여명의 선교사도 나가 있다.
운영이사회와 법인 이사회를 거쳐 총장으로 선출된 다음날 기도하다가 눈물이 쏟아져 어린 시절 10년을 보낸 고아원에 다녀왔다. 고아원에서 굶주리며 주먹질로 하루하루를 보낼 때도, 주님의 은혜로 거듭나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도, 구두닦이, 가게 점원, 양복점 보이, 세탁소 종업원, 문패 외무사원, 공사판 들통지기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고학을 할 때도 내가 후일 총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세상적으로 자격도, 무거운 짐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도, 탁월한 리더십도 없는 사람이기에 기도할 수밖에 없었고 하나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40여년 동안 매일 새벽 2시30분에 일어나 무릎 꿇고 은혜의 보좌 앞에서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딤후2:15)는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며 하루를 시작해 왔다. 부족한 사람이 ‘고아원에서 총장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
정리=국민일보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
◇약력=1949년 전남 장흥출생. 성서침례신학교, 부산연합신학대학원 졸업. 미국 루이지애나 침례신학대 명예신학박사. 성서침례대학원대 교목실장. 성서침례전국친교회 회장 역임. 현 대전성서침례교회 담임, 성서침례대학원대 총장.
[역경의 열매] 김남주 (1) 고아원 소년, 오직 주님 은혜로 신학대 총장 되다
최강인
201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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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김남주 (1)
고아원 소년, 오직 주님 은혜로 신학대 총장 되다
40여년 매일 새벽 2시30분에 기상 무릎 꿇고 묵상·기도하며 하루 시작
![[역경의 열매] 김남주 (1) 고아원 소년, 오직 주님 은혜로 신학대 총장 되다 기사의 사진](http://image.kmib.co.kr/online_image/2015/0629/201506290002_23110923136126_1.jpg)
김남주 성서침례대학원대학교 총장이 춥고 배고픈 고아원 시절과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뒤 오직 하나님께만 의지해 살아온 지난 세월을 회고하고 있다. 전호광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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